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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방패

다시 일어서는 감정 회복력 키우기

by what-you-need 2025. 6. 28.

1.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구나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마음이 부서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믿었던 사람과의 이별, 예상치 못한 실패, 나 자신이 너무 작게 느껴지는 어느 날. 그 순간 우리는 ‘이젠 끝났어’, ‘다시는 못 일어나겠어’라는 절망 속에 빠진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고, 어떤 사람은 그 자리에 오래 머물며 삶의 방향을 잃는다. 이 차이는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감정 회복력’의 차이이다. 감정 회복력이란, 상처나 고통을 겪고 난 후에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자신의 일상과 감정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다시 말해, 마음의 회복 탄력성이다. 중요한 건, 이 회복력이 타고난 일부 사람들만 가지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나 이 힘을 기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 회복을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믿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감정을 그냥 묻어두거나 무시하면, 그것은 해결되지 않고 내면 깊숙이 남아 우리를 계속 흔든다. 시간만 흐른다고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회복의 핵심이다.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그 감정 속에서 나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이 부서졌을 때 중요한 것은, 무너졌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약하지?’가 아니라, ‘이런 순간에도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회복의 시작이다. 우리가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건, 아픔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픔을 견디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2. 감정 회복을 막는 진짜 원인, 나 자신일 수 있다

감정이 회복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때, 그 이유는 종종 바깥이 아닌 내 안에 있다. 마음속에서 가장 큰 방해물은 ‘나 자신을 탓하는 습관’과 ‘감정을 억제하는 태도’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내가 더 잘했어야 했어”, “그땐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라며 자책부터 한다.

하지만 자기비난은 감정을 회복시키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감정을 더 깊게, 더 오래 머무르게 만든다. 자책은 감정을 흘러가게 하지 않고, 마치 물길을 막아버리는 댐처럼 내면을 가둬버린다. 그 상태가 반복되면 사람은 점점 자기 감정에 자신이 없어지고, 결국 감정 자체를 무시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힘든 티를 내면 민폐가 아닐까", "지금 이 감정을 말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부담스러워할 거야" 같은 생각은 감정을 억제하게 만든다. 감정을 억제하면 겉으로는 괜찮아 보일 수 있지만, 안에서는 서서히 정서적 에너지가 고갈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무기력, 냉소, 우울 같은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감정 회복을 위해서는 먼저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부정적인 감정도, 때론 수치스럽게 느껴지는 감정도 내 안에 존재할 권리가 있다.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이해하고 옆에 두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이 ‘내 편이 되어주는 마음의 첫 단계’이다.

 

다시 일어서는 감정 회복력 키우기

3. 감정을 정리하는 사람만이 다시 설 수 있다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선 단순히 ‘잘 참는 것’이 아닌, 감정을 정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감정을 정리한다는 건, 내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들여다보고,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런 감정 인식과 해석의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감정은 흘러갈 수 있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글로 감정을 적어보는 것이다. 거창한 일기가 아니어도 좋다. “오늘은 왠지 무기력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침부터 뭔가 마음이 가라앉았다.” 이렇게 솔직하게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 엉켜있던 감정이 정돈된다. 글은 감정에게 말을 걸고, 대답을 이끌어내는 수단이 된다.

또한, 감정을 정리한 후에는 자신만의 ‘회복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정한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하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처럼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루틴을 의식적으로 반복해보자. 반복되는 안정된 행동은 불안정한 감정에 ‘괜찮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감정은 누군가가 해결해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마주하고, 이해하고, 흘려보내는 사람만이 감정의 흐름을 되찾는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은 단순히 “괜찮아져야지”라는 주문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지금 내 감정이 어떤 모습인지 차분히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4. 회복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마음이 강한 사람은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를 자주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다시 회복하는 법을 익힌 사람이다. 감정 회복력도 근육처럼 훈련된다. 반복해서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 속에서 사람은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한 번의 실패로 주저앉지 않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회복하는 연습을 자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고 사소한 실패—예를 들면 대화 중에 상처받은 말 한 마디, 기대했던 일의 작은 틀어짐—이 생겼을 때, 무시하지 말고 "지금 나, 속상하다"는 감정을 인정해보자. 감정을 무시하는 대신 받아들이고, 잠깐 멈추고, 내 기분을 돌볼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회복력을 키우는 훈련이 된다.

회복력은 또한 ‘자기 돌봄(self-care)’과 연결되어 있다. 건강하게 회복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다. 피곤하면 쉰다. 아프면 울고, 기분이 가라앉으면 스스로에게 “괜찮아, 오늘은 쉬어도 돼”라고 말할 줄 안다. 이런 사람들은 감정과 싸우기보다, 감정을 함께 안고 간다.

결국, 감정 회복력은 ‘살면서 다시 숨 쉴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감정과 손잡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다시 말해, 회복이란 아프지 않게 만드는 게 아니라, 아파도 괜찮다는 사실을 알고, 나를 돌볼 줄 아는 삶의 태도다. 이 태도는 누구나 익힐 수 있다. 당신도 오늘부터 천천히 시작해도 된다.